다리 밑에서 GPS가 튀는 이유와 1km 기록 읽는 법
짧은 답
휴대폰과 시계는 여러 위성의 신호를 받아 자기 위치를 계산합니다. 다리 밑에서는 머리 위가 막혀 받을 수 있는 위성이 줄고, 빌딩 사이에서는 벽에 반사된 신호가 섞이며, 터널에서는 신호가 아예 끊깁니다. 그래서 지도 위의 선이 강 위나 건물 안으로 튀고, 그 구간의 거리와 페이스가 실제와 달라집니다. 출발하는 자리와 설정으로 얼마간 줄일 수 있지만, 가려진 하늘은 어떤 설정으로도 열 수 없습니다.
다리 밑에서는 왜 위치가 튑니까?
기기는 자기 위치를 아는 것이 아니라 계산합니다. 여러 위성이 보낸 신호가 도착하기까지 걸린 시간을 재고, 그 차이로 지금 있는 자리를 좁혀 갑니다. 받는 위성이 많고 하늘 여러 방향에 고루 흩어져 있을수록 계산이 정확해집니다.
한강공원 길을 달리다 다리 아래로 들어서면 머리 위 하늘이 통째로 가려집니다. 남는 것은 다리 양옆으로 낮게 보이는 위성 몇 개뿐입니다. 수가 줄고 한쪽에 몰려 있으니 계산된 위치가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강물과 교각, 다리 바닥에 부딪혀 들어온 신호까지 섞이면 점은 길을 벗어나 강 위나 둔치 너머에 찍힙니다.
폭이 좁은 다리는 금방 지나가므로 흔적이 거의 남지 않습니다. 문제가 되는 곳은 넓은 다리와, 고가도로 아래를 따라 길이 이어지는 구간입니다. 반포대교 아래층인 잠수교처럼 머리 위가 길게 덮인 길에서는 기기가 한동안 부실한 신호로 버텨야 합니다.
빌딩 사이에서는 무엇이 다릅니까?
고층 빌딩 사이에서는 신호가 끊기기보다 잘못 들어옵니다. 위성에서 곧장 온 신호는 건물에 막히고, 맞은편 유리벽과 콘크리트에 반사된 신호가 대신 도착합니다. 반사된 쪽은 먼 길을 돌아오느라 조금 늦습니다. 기기는 그만큼 위성이 멀리 있다고 계산하고, 위치는 길 건너편이나 건물 안쪽으로 밀려납니다.
건물이 골짜기처럼 하늘을 좁히는 이런 곳을 도심 협곡(urban canyon)이라고 부릅니다. 여의도나 테헤란로처럼 높은 건물이 길 양쪽에 늘어선 곳에서 달린 날의 지도를 열어 보면, 인도를 곧게 달렸는데도 선이 건물을 뚫고 지나가거나 차도를 넘나듭니다. 다리 밑과 달리 이런 길은 몇 블록씩 이어져서 흔적도 깁니다.
터널과 지하 통로에서는 어떻게 됩니까?
터널에서는 신호가 아예 들어오지 않습니다. 달리다가 긴 터널을 지날 일은 드물어도, 한강공원으로 들어가는 나들목 통로나 지하보도는 자주 만납니다. 이때 기기는 대체로 둘 중 하나를 합니다. 마지막으로 잡힌 자리에 머물다가 밖에서 다시 잡힌 자리까지 직선을 긋거나, 걸음과 움직임을 재는 센서로 그 사이를 어림해 채웁니다.
통로를 나왔다고 곧바로 정상으로 돌아오지도 않습니다. 위성을 다시 잡는 데 시간이 걸리고, 그동안 찍히는 점은 평소보다 넓게 흩어집니다. 출구에서 선이 한 번 크게 꺾였다가 제자리를 찾는 까닭입니다. 러닝머신 위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신호가 없는 곳에서는 실내에서 거리를 재는 방법을 따로 씁니다.
기록에는 어떤 일이 생깁니까?
세 곳을 나란히 놓으면 이렇습니다.
| 장소 | 신호에 생기는 일 | 지도에 남는 모습 | 화면 속 페이스 |
|---|---|---|---|
| 다리 밑 | 머리 위가 가려져 받는 위성이 줄어듦 | 선이 강 위나 둔치 쪽으로 삐져나옴 | 잠깐 빨라지거나 느려짐 |
| 빌딩 사이 | 벽에 반사된 신호가 섞임 | 선이 건물과 차도를 넘나듦 | 여러 블록에 걸쳐 출렁임 |
| 터널과 지하 통로 | 신호가 끊김 | 직선으로 이어지거나 출구에서 크게 꺾임 | 멈춘 듯하다가 갑자기 빨라짐 |
화면 속 페이스는 방금 지나온 짧은 거리를 걸린 시간으로 나눈 값입니다. 점 하나가 옆으로 튀면 그 순간 훨씬 멀리 간 것으로 계산됩니다. 다리 아래에서 화면의 숫자가 갑자기 빨라졌다가 곧 느려졌다면 몸이 아니라 점이 움직인 것입니다. 가려진 곳이 아니어도 이 숫자가 오르내리는 원리는 화면 속 페이스가 출렁이는 이유에서 다룹니다.
자동 일시정지를 켜 두었다면 통로 안에서 위치가 멈춘 동안 기기가 사람도 멈췄다고 보고 기록을 세우기도 합니다. 쉬지 않고 달렸는데 시간이 비어 있다면 이 경우일 수 있습니다.
거리는 늘어납니까, 줄어듭니까?
둘 다 일어납니다. 점이 길 좌우로 튀면 그 점들을 이은 선이 지그재그가 되어 거리가 늘어납니다. 반대로 신호가 끊긴 구간을 직선으로 이으면 굽은 길이 잘려 나가 거리가 줄어듭니다. 튄 점을 얼마나 걸러 내는지는 기기와 앱마다 달라서, 나란히 달린 두 사람의 숫자가 반대쪽으로 어긋나기도 합니다. 이런 계산법의 차이는 같은 길에서도 GPS 거리가 앱마다 다른 이유에서 설명합니다.
얼마나 틀어지는지를 숫자 하나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가늠해 볼 실험은 있습니다. 2024년 7월 학술지 Sensors에 실린 스마트워치 정확도 검증 연구는 시계 10종으로 400m 트랙에서 4000m 달리기를 쟀는데, 거리 오차가 기기에 따라 0.8%에서 12.1%까지 벌어졌습니다. 다리 밑이 아니라 육상 트랙에서 잰 값이 그렇습니다. 다만 그 시점의 시계 10종을 잰 결과여서 기기와 환경이 바뀌면 값도 달라지고, 휴대폰 앱을 다룬 실험도 아닙니다. 가려진 곳의 오차는 이런 바탕 위에 더해집니다.
줄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입니까?
- 하늘이 트인 곳에서 출발합니다다리 밑 그늘이나 건물 입구에서 기록을 시작하면 첫 위치부터 어긋납니다. 탁 트인 자리에서 위치가 잡힌 것을 확인한 뒤 출발 버튼을 누릅니다.
- 다리 밑에서 쉴 때는 기록을 멈춥니다한여름에는 다리 밑 그늘에서 숨을 돌리는 일이 많습니다. 서 있는 동안에도 점은 제자리 둘레를 떠돌아서, 움직이지 않았는데 거리가 쌓입니다. 쉬기 전에 일시정지를 누르고 다시 달릴 때 풉니다.
- 위치 설정을 확인합니다앱에 대략적인 위치만 허용해 두면 점이 처음부터 부정확하고, 절전 모드는 위치를 받는 간격을 넓히기도 합니다. 정확한 위치를 허용하고 달리는 동안에는 절전 모드를 끕니다.
줄일 수 없는 것은 무엇입니까?
가려진 하늘입니다. 다리 상판과 건물 벽이 신호를 막고 꺾는 것은 어떤 설정이나 앱으로도 바꿀 수 없습니다. 위성의 자리도 시간에 따라 달라지므로 같은 다리 밑을 같은 속도로 지나도 어제와 오늘의 선이 다르게 그려집니다. 지난번에는 멀쩡했는데 오늘만 튀었다고 기기가 고장 난 것은 아닙니다.
튄 기록은 어떻게 읽어야 합니까?
구간 하나가 아니라 전체를 봅니다. 다리 밑에서 생긴 오차는 대개 짧은 구간에 갇혀 있어서 전체 평균 페이스는 그만큼 흔들리지 않습니다. 반면 그 다리가 낀 1km 구간 기록은 실제보다 빠르거나 느리게 남을 수 있으니, 그 한 칸으로 그날의 달리기를 평가하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페이스를 정확히 맞춰야 하는 훈련이라면 다리가 드문 구간을 고르거나, 거리 대신 시간을 기준으로 삼는 방법이 있습니다. ‘1km를 몇 분에’가 아니라 ‘몇 분 동안 이 정도 힘으로’ 달리면 위치가 튀어도 훈련이 흐트러지지 않습니다.
선이 강 위로 튀었어도 실제로 달린 길은 그대로입니다. 가려진 구간에서는 숫자를 잠시 접어 두고, 하늘이 다시 열린 뒤에 화면을 봐도 늦지 않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 한강 다리 밑을 지나면 GPS가 왜 튀나요?
- 다리가 머리 위 하늘을 가려 받을 수 있는 위성이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남은 위성은 한쪽에 몰려 있고 반사된 신호까지 섞여서, 계산된 위치가 길을 벗어나 강 위나 둔치 쪽에 찍힙니다.
- 다리 밑에서 GPS가 튀면 거리가 늘어나나요, 줄어드나요?
- 둘 다 일어납니다. 점이 좌우로 튀면 선이 지그재그가 되어 거리가 늘고, 신호가 끊긴 구간을 직선으로 이으면 굽은 길이 잘려 거리가 줄어듭니다. 어느 쪽이 될지는 기기와 앱이 튄 점을 다루는 방식에 달려 있습니다.
- GPS가 튀지 않게 하는 설정이 있나요?
- 완전히 막는 설정은 없습니다. 하늘이 트인 곳에서 위치가 잡힌 뒤에 출발하고, 앱에 정확한 위치를 허용하고, 절전 모드를 끄면 줄일 수는 있습니다. 다리나 건물이 하늘을 가리는 것은 설정으로 바꿀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