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 붐은 꺾였을까, 숫자로 따져 본다
짧은 답
2026년 6월 중순까지 공개된 숫자로는 러닝 붐이 꺾였다고 말할 근거가 없다. 규칙적으로 달리는 사람의 비중과 마라톤 대회 수는 가장 최근 집계인 2025년까지 늘었다. 다만 한 번이라도 달려 본 사람의 비율은 2023년 이후 제자리이고, 2026년에 달리는 사람이 늘었는지 줄었는지를 직접 잰 조사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공개된 숫자를 한자리에 놓으면
유행이라는 말이 붙은 것에는 언젠가 식었다는 말이 따라온다. 러닝도 예외가 아니다. 체감은 사람마다 다르니 여기서는 같은 방식으로 되풀이해 잰 숫자만 본다. 2026년 6월 중순까지 공개된 것은 다섯 갈래다.
| 지표 | 세는 것 | 가장 최근 시점 | 방향 |
|---|---|---|---|
| 문체부 국민생활체육조사 |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사람이 주 종목으로 꼽은 비중 | 2025년 | 늘었다 |
| 한국갤럽 조사 | 최근 1년 안에 한 번이라도 달린 사람 | 2025년 | 2023년과 비슷하다 |
| 마라톤 대회 수 | 전국과 서울에서 열린 대회 | 2025년 | 늘었다 |
| 대회 접수 | 정원이 차기까지 걸린 시간 | 2026년 대회 접수분 | 빨라졌다 |
| 러닝 소비 | 백화점의 러닝 관련 매출 | 2025년 상반기 | 늘었다 |
표에서 먼저 볼 칸은 방향이 아니라 시점이다. 다섯 가운데 넷이 2025년까지의 숫자다. 2026년에 달리는 사람이 늘었는지 줄었는지를 직접 잰 조사는 아직 없다. 지금 할 수 있는 말은 ‘지난해까지는 꺾이지 않았다’까지다.
늘었다고 말하는 숫자
문화체육관광부의 2025년 국민생활체육조사에서 달리기는 2024년 4.8%에서 2025년 7.7%로 올랐다. 상위 열 종목 가운데 보디빌딩과 함께 등산 다음으로 크게 오른 종목이다. 이 숫자는 국민 가운데 달리는 사람의 비율이 아니다. 주 1회 이상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사람에게 주로 하는 종목을 3순위까지 고르게 한 응답의 비중이다. 문체부는 달리기의 종목 구분이 2023년 조사와 달라졌다는 주석도 달아 두었다. 더 긴 흐름을 이 조사로 읽기는 어렵다.
대회 수도 늘었다. 아시아경제가 인용한 마라톤 정보 사이트 ‘마라톤 온라인’ 집계로 전국 대회는 2024년 394개에서 2025년 530개가 됐다. 같은 기사는 2026년 5월 한 달 동안 서울에서 열렸거나 열릴 마라톤, 러닝, 걷기 행사를 20개로 셌다. 올해에 관한 드문 숫자다. 다만 이 사이트의 집계 방식은 기사에 나와 있지 않고, 대회 수는 여는 쪽의 숫자라서 달리는 사람이 몇 명 늘었는지는 알려 주지 않는다.
제자리라고 말하는 숫자
한국갤럽 조사는 다른 것을 묻는다. 최근 1년 안에 조깅이나 달리기를 한 번이라도 한 사람의 비율이다. 2021년 23%에서 2023년 32%로 뛰었고, 2025년에는 31%였다. 팬데믹 기간에 크게 늘어난 뒤 두 해 동안은 제자리였다는 뜻이다.
두 조사를 나란히 놓으면 이렇게 읽을 수도 있다. 달려 본 사람의 폭은 2023년에 이미 넓어졌고, 2025년에 늘어난 쪽은 그 가운데 꾸준히 달리는 사람일 수 있다. 하지만 두 조사는 대상도 질문도 달라서 한 줄로 이을 수는 없다. 확인된 사실이 아니라 해석이다.
접수 속도와 소비가 보여 주는 것
수요를 가장 빨리 보여 주는 것은 대회 접수다. 대구마라톤은 2025년 가을에 받은 2026년 대회 접수가 21일 만에 마감됐다. 한 해 전에는 81일이 걸렸다. JTBC 서울마라톤은 2026년 본접수를 기록순 추첨으로 받았다. 정원보다 신청이 많다는 신호이지만 인기 대회 몇 곳의 사정이고, 대회에 나가지 않는 러너의 움직임은 여기에 잡히지 않는다.
소비 숫자도 같은 쪽을 가리킨다. 비즈워치 보도를 보면 2025년 상반기 현대백화점의 러닝 관련 매출이 한 해 전보다 23% 늘었고, 신세계백화점의 퍼포먼스 슈즈 매출은 33.1% 늘었다. 다만 2025년 상반기까지의 숫자이고, 매출은 값이 오르거나 한 사람이 더 많이 사도 늘어난다. 달리는 데 실제로 드는 돈은 따로 따져 두었다.
숫자가 아직 말하지 않는 것
- 2026년의 참여 인구: 문체부 조사는 최근 세 번 모두 이듬해 1월에 발표됐다. 올해분은 내년 초에야 나올 가능성이 크다.
- 그만둔 사람: 달리기를 시작했다가 그만둔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세는 공개 통계는 찾지 못했다. 꺾임을 가장 직접 보여 줄 숫자인데 비어 있다.
- 러닝 인구 1,000만 명: 앞의 비즈워치 기사에 업계 추정으로 실린 숫자이고, 근거가 된 통계는 함께 나오지 않는다. 증감을 재는 기준으로 쓰기는 어렵다.
대회 수가 줄어도 식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이유
앞으로는 숫자를 읽기가 더 까다로워진다. 서울시 집계로 서울 시내 마라톤 대회는 2024년 120회에서 2025년 142회로 늘었고, 서울시는 2026년 1월 마라톤 대회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시가 주최하거나 후원하면서 교통을 통제하는 대회는 출발을 오전 7시 30분 이전으로 당기고, 광화문광장 1만 5,000명처럼 장소마다 참가 인원 상한을 둔다. 그러니 올해 서울의 대회 수나 참가 인원이 줄더라도, 달리려는 사람이 줄어서인지 열 수 있는 자리가 줄어서인지는 따로 가려야 한다.
붐이 지나가도 남는 것
유행이 지나가도 그동안 생긴 시설과 규칙은 쉽게 없어지지 않는다. 2024년 5월 여의나루역에 문을 연 러너스테이션, 대회 운영과 단체 달리기에 관한 수칙이 그렇다.
개인에게 남는 것은 더 단순하다. 붐이 꺾였는지와 내가 계속 달릴지는 다른 질문이다. 내 달리기가 이어지고 있는지는 전국 통계가 아니라 내 기록이 알려 준다. 한 해의 달리기를 돌아볼 때도 총거리보다 달린 주가 몇 주였는지를 먼저 세면 꾸준함이 더 잘 보인다.
다음에 확인할 숫자 세 가지
- 내년 초 문체부 조사에서 달리기 비중이 올해 발표된 수준을 지키는지 본다.
- 다음 한국갤럽 조사에서 달리기 경험률이 2023년과 2025년 수준에서 벗어나는지 본다.
- 내년 대회 접수가 지난번만큼 빨리 차는지 본다. 정원이 바뀌었다면 속도만 놓고 비교하지 않는다.
셋이 같은 쪽으로 움직이면 그때는 꺾였다고 말할 수 있다. 하나만 움직이면 그 숫자의 집계 기준부터 확인하는 편이 낫다. 숫자마다 무엇을 세는지는 숫자로 읽는 한국 러닝 붐에 정리해 두었다.
자주 묻는 질문
- 러닝 열풍은 이제 끝났나요?
- 2026년 6월 중순까지 공개된 통계로는 끝났다고 말할 근거가 없다. 규칙적으로 달리는 사람의 비중과 대회 수는 가장 최근 집계인 2025년까지 늘었다. 2026년의 변화를 직접 잰 조사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 러닝 인구가 1,000만 명이라는 말은 맞나요?
- 업계 추정으로 보도된 숫자이고, 근거가 된 통계는 기사에 제시되지 않았다. 정부 조사나 여론조사에서 직접 센 값이 아니어서 러닝 인구의 증감을 따지는 기준으로 쓰기는 어렵다.
- 러닝 인기가 식었는지는 어떤 숫자로 알 수 있나요?
- 같은 방식으로 되풀이해 재는 숫자를 보면 된다. 문체부 국민생활체육조사의 달리기 비중, 한국갤럽의 달리기 경험률, 주요 대회의 접수 마감 속도가 그렇다. 한 시기의 매출은 방향을 짐작하는 데까지만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