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은 정말 돈 안 드는 운동일까

짧은 답

달리기를 시작하는 데는 돈이 거의 들지 않는다. 길은 무료이고 꼭 사야 하는 것은 발에 맞는 러닝화 한 켤레다. 달리는 한 피할 수 없는 지출은 닳은 신발을 바꾸는 것뿐이다. 신발을 더 사고, 대회에 나가고, 시계를 사는 데 드는 돈은 각자 고르는 몫이다.

한 켤레면 된다는 말은 시작할 때 맞다

달리기는 돈이 안 드는 운동이라고들 한다. 근거는 단순하다. 회비를 낼 곳이 없고, 코트를 빌리거나 상대를 구할 필요도 없다. 운동화를 신고 집 앞에 나서면 그날 운동이 된다. 여기까지는 틀린 데가 없다.

그런데 계산대의 숫자는 다른 쪽을 가리킨다.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의 분석에서 러닝 전문매장 이용 금액은 2년 전보다 216% 늘었다. 올해 상반기 실적을 다룬 보도를 보면 현대백화점의 러닝 관련 매출이 전년보다 23% 늘었고, 한국섬유산업연합회는 지난해 국내 러닝화 시장을 1조 원 이상으로 추산했다.

이 수치들이 말해 주는 것은 시장이 커졌다는 사실까지다. 한 사람이 달리려면 얼마를 써야 하는지는 알려 주지 않는다. 매출에는 막 시작한 사람의 첫 신발과 오래 달린 사람이 거듭 사는 신발이 섞여 있다. 그래서 지출을 항목별로 떼어, 달리는 한 피할 수 없는 것과 각자 고르는 것으로 나눠 본다. 참여 인구나 대회 수 같은 다른 지표는 숫자로 읽는 한국 러닝 붐에서 다룬다.

신발은 한 번 사면 끝나는 물건이 아니다

꼭 사야 하는 러닝화도 쓰다 보면 닳는다. 뒤꿈치로 착지하는 러너 15명을 따라간 쿠셔닝 실험에서, 새 신발로 480km를 달린 시점에 뒤꿈치 쪽 쿠션은 16~33% 줄어 있었다. 정작 신은 사람들은 640km를 채울 때까지 그 변화를 뚜렷이 알아채지 못했다. 15명이 한 가지 신발을 신은 실험이고, 언제 바꾸라고 정해 준 것도 아니다. 그래도 많이 달릴수록 신발값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되풀이해 나가는 돈이 된다.

두 켤레를 번갈아 신으라는 조언에는 근거가 얼마나 있을까? 동호인 러너 264명을 22주 동안 지켜본 관찰 연구에서 러닝화를 두 켤레 이상 번갈아 신는 것은 낮은 부상 위험과 관련이 있었다. 실험이 아니라 관찰이고, 통계로도 차이가 겨우 확인된 정도다. 한 켤레로 잘 달리던 사람이 서둘러 하나를 더 살 이유로는 약하다.

기록을 줄여 준다는 경기용 신발도 마찬가지다. 탄성 좋은 폼에 단단한 판을 넣은 시제품을 기존 경기화와 견준 에너지 비용 실험에서 달리는 데 드는 에너지는 평균 4%가량 줄었다. 대상은 시속 14~18km로 달리는 수준 높은 러너 18명이었다. 편한 속도로 달리는 동호인에게 같은 폭의 이득이 난다는 근거는 아니다.

옷은 계절이 바뀔 때 모자란 것만 채운다

가진 운동복으로도 달리기는 시작할 수 있다. 차이가 나는 때는 한여름과 한겨울이다. 땀에 젖은 옷이 마르지 않거나 찬 바람에 몸이 빨리 식는 날에는 달리기용으로 만든 옷이 제값을 한다. 기온에 따라 무엇을 겹쳐 입을지는 추운 날 달리기 옷차림에 정리해 두었다. 한 벌로 사계절을 나기는 어렵지만, 철마다 한 벌씩 새로 갖출 일도 아니다.

대회와 이동에 드는 돈은 고르는 몫이다

대회에는 참가비가 있고 금액은 대회와 종목에 따라 다르다. 요즘은 돈을 낼 기회를 얻는 것부터 경쟁이다. 2025 서울마라톤 접수는 풀코스가 16분, 10km가 45분 만에 마감됐다. 접수가 이렇게 된 배경은 대회 접수가 전쟁이 된 까닭에서 숫자로 살폈다.

참가비가 전부도 아니다. 사는 곳에서 먼 대회라면 교통비와 숙박비가 붙고, 다른 나라 대회라면 여행 한 번의 값이 된다. 이쯤 되면 운동에 쓰는 돈이라기보다 달리러 떠나는 여행에 쓰는 돈이다.

평소의 이동도 같은 식으로 갈린다. 집 앞에서 출발하면 한 푼도 들지 않는다. 한강이나 큰 공원까지 가서 달리면 차비가 들고 짐 맡길 곳이 필요해진다. 서울시는 2024년 5월 여의나루역에 러너스테이션을 열어 물품보관함 58개와 탈의실을 두었다. 이런 시설이 가까이 있으면 퇴근길에 달리기가 한결 수월하다.

시계는 편의를 사는 물건이다

거리와 페이스, 달린 길은 휴대폰만으로 기록된다. 시계가 더해 주는 것은 달리는 중에 손목에서 숫자를 보는 편의와 심박수다. 시계를 찬다고 숫자가 저절로 정확해지는 것도 아니다. 스마트워치 10종을 400m 트랙에서 시험한 정확도 연구에서 거리 오차는 기기에 따라 0.8%에서 12.1%까지 벌어졌다. 그때 나와 있던 10종의 결과이고 휴대폰과 견준 연구는 아니다. 살지 말지는 워치 없이 달려도 괜찮은지를 따져 본 뒤에 정해도 된다.

필요한 것과 고르는 것을 나누면

러닝 지출 항목별 구분
항목구분따져 볼 것
러닝화 한 켤레필요가격보다 발에 맞는지가 먼저다
신발 교체달린 만큼 필요달린 거리 기록과 밑창 상태를 함께 본다
두 번째 신발, 경기용 신발선택달리는 날이 늘었거나 기록을 노릴 때
달리기용 옷계절에 따라한여름과 한겨울에 모자란 것부터
대회 참가비, 교통, 숙박선택한 해에 나갈 횟수를 먼저 정한다
시계선택휴대폰 기록으로 아쉬운 점이 생겼을 때

지출은 이 순서로 정한다

통념은 절반쯤 맞다. 달리기 자체는 싸고, 비싸지는 것은 그 둘레에 붙는 것들이다. 닳은 신발을 바꾸는 일만 빼면 모두 건너뛸 수 있다. 돈이 새지 않게 하려면 순서를 정해 두면 된다.

  • 한 달은 가진 것으로 달린다. 그동안 실제로 불편했던 것만 산다.
  • 신발마다 달린 거리를 적는다. 바꿀 때를 감각이 아니라 기록으로 정한다.
  • 대회는 한 해에 나갈 횟수를 먼저 정하고, 이동에 드는 돈까지 더해 본다.
  • 시계와 두 번째 신발은 지금 것으로 모자란 점이 뚜렷해졌을 때 산다.

연말에 한 해를 돌아볼 때 쓴 돈도 함께 적어 보면 이듬해의 기준이 생긴다. 총거리 말고 무엇을 돌아볼지는 한 해 달리기를 돌아보는 법에서 다룬다. 달리기가 돈 안 드는 운동으로 남을지는 무엇을 고르느냐에 달려 있다.

자주 묻는 질문

러닝을 시작하려면 무엇을 사야 하나요?
발에 맞는 러닝화 한 켤레면 시작할 수 있다. 옷은 가지고 있는 운동복으로 충분하고 기록은 휴대폰으로 남길 수 있다. 나머지는 한 달쯤 달려 본 뒤 불편한 것이 생겼을 때 하나씩 채워도 늦지 않다.
러닝화는 얼마나 신고 바꿔야 하나요?
몇 km에서 바꾸라고 정해 준 근거는 뚜렷하지 않다. 쿠션은 달린 거리에 따라 줄어드는데 신는 사람은 그 변화를 잘 느끼지 못했다는 실험이 있다. 감각에만 맡기지 말고 신발마다 달린 거리를 적어 두고 밑창 상태와 함께 보는 편이 낫다.
러닝 시계가 없으면 기록을 못 남기나요?
남길 수 있다. 휴대폰을 몸에 지니고 달리면 거리와 페이스, 지나온 길이 기록된다. 시계가 있으면 달리는 중에 손목에서 숫자를 바로 볼 수 있고 심박수도 잴 수 있다. 그 점이 아쉬워졌을 때 사도 늦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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