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 읽는 한국 러닝 붐
짧은 답
2026년 3월 초까지 공개된 숫자로 보면 한국의 러닝 붐은 실제로 있다. 경찰청 자료의 마라톤 대회는 2022년 142회에서 2024년 254회로 늘었고, 대회 참가 인원은 2024년에 100만 명을 넘었다. 그렇지만 숫자를 그대로 옮기면 틀리기 쉽다. 참가 인원은 같은 사람을 거듭 센 값일 수 있고, 러닝 인구 1,000만 명은 통계가 아니라 업계 추정이다.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사람 가운데 달리기는 6위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026년 1월에 발표한 2025년 국민생활체육조사에서 달리기(조깅, 마라톤 포함)의 비중은 7.7%였다. 한 해 전 4.8%에서 2.9%포인트 올랐고 순위는 6위다. 상위 종목 가운데 늘어난 폭은 등산(5.0%포인트) 다음이고 보디빌딩과 같다.
이 숫자는 전 국민 가운데 달리는 사람의 비율이 아니다. 주 1회 이상, 한 번에 30분 이상 운동하는 사람에게 주로 하는 종목을 3순위까지 묻고 합친 값이다. 분모는 운동을 꾸준히 하는 사람이다.
비교할 수 있는 기간도 짧다. 문체부는 달리기의 종목 구분이 2023년 조사와 달라졌으니 시계열로 볼 때 유의하라고 적어 두었다. 나란히 놓을 수 있는 것은 2024년과 2025년 두 해뿐이다.
한 번이라도 달려 본 사람은 훨씬 많다
한국갤럽은 2025년 3~7월에 만 13세 이상 5,251명에게 최근 1년 안에 조깅이나 달리기를 한 적이 있는지 물었다. 그렇다고 답한 사람은 31%였다. 2021년 23%, 2023년 32%였으니 팬데믹 시기에 늘어난 뒤 최근 2년은 제자리다.
문체부 숫자와 크게 다른 까닭은 묻는 것이 달라서다. 갤럽은 1년에 한 번 달린 사람도 세고, 문체부는 꾸준히 운동하는 사람의 주 종목만 센다. 두 숫자를 겹치면 달려 본 사람의 폭은 그대로인데 달리기를 주 종목으로 삼는 사람이 늘었다고 읽을 수도 있다. 기관도 질문도 달라 단정하기는 어렵다.
“러닝 인구 1,000만 명”은 성격이 다른 숫자다. 업계 추정으로 보도됐고 근거가 된 통계는 기사에 나오지 않는다. 늘었는지 줄었는지를 재는 잣대로는 쓸 수 없다.
대회 수는 누가 셌는지부터 확인한다
대회 수로 자주 인용되는 것은 경찰청이 국회에 낸 자료다. 헤럴드경제가 보도한 수치는 아래와 같다.
| 연도 | 대회 수 | 참가 인원 |
|---|---|---|
| 2020년 | 19건 | 9,030명 |
| 2021년 | 49회 | 3만 611명 |
| 2022년 | 142회 | 32만 9,482명 |
| 2023년 | 205회 | 73만 7,681명 |
| 2024년 | 254회 | 100만 8,122명 |
증가세는 뚜렷하다. 그런데 출발점인 2020년과 2021년은 코로나19로 대회를 열기 어려웠던 때다. 팬데믹 이전 숫자가 보도에 없어서 얼마가 회복인지는 가를 수 없다. 확인되는 것은 2022년 이후에도 142회에서 254회로 늘었다는 데까지다.
참가 인원도 좁혀 읽어야 한다. 한 사람이 봄과 가을에 한 번씩 나가면 두 번 세는 연인원일 수 있다. “100만 명이 달렸다”보다 “대회 참가 인원이 100만 명을 넘었다”가 정확하다.
세는 곳이 바뀌면 숫자도 바뀐다. 서울시 집계로는 지난해 서울에서 열린 대회가 142회다. 한 해 전 120회보다 18.3% 많다. 경찰청의 2022년 전국 수치와 같은 142지만 범위가 다르다. 출처가 다른 숫자를 이어 붙여 증가율을 계산하면 안 된다.
참가자 구성은 접수에 성공한 사람의 구성이다
참가자 구성은 주최 신문사의 보도로 알려져 있다. 2025 서울마라톤은 풀코스 참가자 가운데 30대가 36.6%로 가장 많았고, 2015년에는 12.8%였다. 풀코스 여성 비율은 같은 기간 10.7%에서 18.4%로 올랐고, 10km 코스는 여성이 41.4%였다. 2025년 서울하프마라톤은 참가자 2만 1,700명 가운데 20~30대가 71%로, 2023년 59%보다 높았다.
젊은 참가자의 몫이 커졌다는 방향은 두 대회가 같다. 조심할 것은 범위다. 서울마라톤의 30대 비율은 풀코스에 한정한 값이어서 대회 전체의 비율로 옮기면 틀린다. 풀코스 접수가 16분 만에 마감된 대회라, 명단은 달리는 사람 전체가 아니라 접수에 성공한 사람의 구성이다. 접수 경쟁은 대회 접수는 왜 전쟁이 됐나에서 다뤘다.
소비 지표는 파는 쪽이 자기 고객을 센 숫자다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가 2025년 8월에 낸 분석을 보면 러닝 전문매장 이용은 2년 전보다 건수로 203%, 금액으로 216% 늘었다. 이용 건수의 여성 비중은 2023년 상반기 38.0%에서 2025년 상반기 43.9%로 커졌다.
백화점 숫자도 같은 쪽을 가리킨다. 비즈워치 보도로는 2025년 상반기 현대백화점의 러닝 관련 매출이 한 해 전보다 23% 늘었고, 신세계백화점은 러닝화를 포함한 퍼포먼스 슈즈 매출이 33.1% 늘었다.
이 숫자들은 더하거나 평균을 낼 수 없다. 회사마다 자기 고객만 셌고 기간과 품목도 제각각이다. 매출은 값이 오르거나 한 사람이 더 자주 사도 늘기 때문에, 달리는 사람이 그만큼 늘었다는 뜻도 아니다. 확인되는 것은 방향이 같다는 점까지다. 한 사람이 실제로 쓰는 돈은 러닝은 정말 돈 안 드는 운동일까에서 따져 봤다.
러닝 숫자를 볼 때 던질 세 가지 물음
- 누가 셌는가: 정부인지, 대회 주최 쪽인지, 물건을 파는 회사인지에 따라 세는 범위가 다르다.
- 분모가 누구인가: 전 국민인지, 운동하는 사람인지, 그 회사 고객인지를 본다.
- 언제와 비교했는가: 팬데믹으로 바닥이던 해와 견주면 증가 폭이 실제보다 커 보인다.
2026년 3월 초에 확인되는 것은 여기까지다. 대회와 참가 인원, 달리기를 주 종목으로 꼽는 비중, 러닝 관련 매출이 모두 늘었다. 달리는 사람이 몇 명인지, 이 흐름이 언제까지 갈지는 어느 숫자도 답하지 않는다. 자기 기록도 총거리 하나로는 다 읽히지 않는다. 연말에 무엇을 함께 볼지는 한 해 달리기를 돌아보는 법에 정리돼 있다.
자주 묻는 질문
- 한국에서 달리기를 하는 사람은 몇 명인가요?
- 달리는 사람의 수를 직접 센 공식 통계는 확인되지 않는다. 자주 인용되는 러닝 인구 1,000만 명은 업계 추정이고 근거 통계가 제시되지 않았다. 문체부와 한국갤럽의 조사는 묻는 대상이 달라 값도 다르다.
- 마라톤 대회는 1년에 몇 번 열리나요?
- 경찰청이 국회에 낸 자료로는 2023년 205회, 2024년 254회다. 서울시가 따로 센 서울 시내 대회는 2025년 142회였다. 세는 곳마다 범위가 달라 두 숫자를 한 줄로 이으면 안 된다.
- 마라톤 대회에 100만 명이 참가했다는 말은 맞나요?
- 2024년 대회 참가 인원이 100만 8,122명이라는 경찰청 자료에서 나온 말이다. 한 사람이 여러 대회에 나가면 그때마다 세는 연인원일 수 있어, 서로 다른 100만 명이 달렸다는 뜻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