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대회 접수는 왜 전쟁이 됐나
짧은 답
2025 서울마라톤은 풀코스 정원 2만 명이 접수 시작 16분 만에, 10km 정원 2만 명이 45분 만에 찼다. 큰 대회가 정원을 늘려 왔는데도 접수를 마친 순서대로 자리를 주는 선착순에서는 승부가 접수 시각 직후에 난다. 신청하려다 돌아선 사람이 몇 명인지는 이 숫자에 들어 있지 않아서, 마감 시간만으로 경쟁률을 말할 수는 없다.
2만 명 정원이 16분 만에 찼다
지난 16일 열린 2025 서울마라톤의 접수는 2024년 6월 18일 오전 10시에 시작됐다.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풀코스는 16분, 10km는 45분 만에 마감됐다. 정원은 코스마다 2만 명이었다.
나눠 보면 풀코스는 1분에 1,250명꼴, 1초에 스무 명꼴로 자리가 찼다. 접수일은 화요일이었다. 많은 사람이 일하거나 수업을 듣는 평일 오전에 4만 자리가 한 시간도 안 돼 사라졌다. 접수를 두고 “전쟁”이라는 말이 나오는 배경이다.
정원은 오히려 늘고 있었다
자리가 모자란 것은 정원이 줄어서가 아니다. 2025년 3월까지 알려진 큰 대회의 규모는 이렇다.
| 대회 | 개최일 | 규모 | 세는 기준 |
|---|---|---|---|
| 서울마라톤 2025 | 2025년 3월 16일 | 4만 명 | 마스터스 정원 |
| 대구마라톤 2025 | 2025년 2월 23일 | 4만 288명 | 엘리트 158명 포함 참가 인원 |
| 춘천마라톤 2024 | 2024년 10월 27일 | 2만여 명 | 풀코스와 10km 참가 인원 |
| 경주국제마라톤 2024 | 2024년 10월 19일 | 1만 2,000명 | 마스터스 규모, 대회 전 발표 |
마스터스는 초청 선수가 아닌 일반 참가자다. 출처는 표의 순서대로 코리아이글뉴스, 경북매일, 강원일보, 마니아타임즈의 보도다.
직전 대회와 견주면 서울마라톤의 마스터스 정원은 2,000명, 경주국제마라톤은 3,000여 명 늘었다. 표의 숫자는 세는 기준이 서로 달라 대회끼리 순위를 매길 수는 없다. 읽을 수 있는 것은 방향이다. 큰 대회는 자리를 늘려 왔고, 그런데도 서울마라톤 접수는 분 단위로 끝났다.
이 숫자가 말하는 것
첫째, 정원 2만 명을 채울 만큼의 사람이 접수 시각에 맞춰 기다리고 있었다. 16분 만에 찼다면 신청자 대부분이 그 시각을 알고 준비했다는 뜻이다.
둘째, 같은 2만 자리인데 풀코스가 10km보다 세 배 가까이 빨리 찼다. 짧은 종목에 사람이 더 몰릴 것이라는 짐작과 반대다. 10km는 고를 대회가 많지만 서울 도심을 풀코스로 달릴 기회는 드물다는 점이 한 가지 설명이 될 수 있다. 숫자가 이유까지 알려 주지는 않는다.
셋째, 자리를 얻은 사람의 구성이 달라졌다. 같은 동아일보 보도에서 2025년 풀코스 참가자 가운데 30대는 36.6%로 가장 많았다. 2015년 대회에서는 12.8%였다. 풀코스의 여성 비율은 같은 기간 10.7%에서 18.4%로 올랐고, 10km에서는 41.4%였다.
이 숫자가 말하지 않는 것
- 경쟁률은 알 수 없다. 정원과 마감 시간에는 신청하려다 실패한 사람의 수가 들어 있지 않다. 정원보다 조금 많은 사람이 몰렸을 때와 열 배가 몰렸을 때의 마감 시간은 크게 다르지 않을 수 있다.
- 16분은 수요의 크기보다 처리 속도에 가깝다. 신청서를 채우고 결제하는 데 드는 시간과 접수 시스템이 한꺼번에 받아 내는 양이 이 숫자를 함께 정한다.
- 추세도, 다른 대회의 사정도 알 수 없다. 16분과 45분은 서울마라톤 한 대회, 한 해의 기록이다. 표의 다른 대회는 규모만 확인된다.
- 참가자 구성은 신청자 구성이 아니다. 30대 비율은 접수에 성공한 사람 가운데의 비율이다.
그러니 접수 전쟁이라는 말은 절반만 숫자로 뒷받침된다. 서울마라톤 정원이 분 단위로 찼다는 것은 확인된 사실이고, 밀려난 사람이 몇 명인지는 아직 숫자가 없다.
선착순과 추첨은 무엇이 다른가
분 단위 마감은 수요만이 아니라 방식의 결과이기도 하다. 접수를 마친 순서대로 정원을 채우는 선착순에서는 수요가 정원을 조금만 넘어도 승부가 접수 시각 직후에 난다. 정해진 기간에 신청을 받아 그 가운데서 뽑는 추첨은 같은 수요를 다른 모양으로 바꾼다.
| 따질 것 | 선착순 | 추첨 |
|---|---|---|
| 당락을 가르는 것 | 접수 시각에 얼마나 빨리 끝내는가 | 운 |
| 결과를 아는 때 | 그 자리에서 | 발표일 |
| 불리한 사람 | 그 시각에 일하거나 접속이 느린 사람 | 일정을 일찍 정해야 하는 사람 |
| 수요가 드러나는가 | 마감 시간만 남는다 | 신청자 수를 셀 수 있다 |
추첨이 더 공정하다고 잘라 말하기는 어렵다. 선착순에는 준비한 사람이 결과를 스스로 만들 여지가 있고, 추첨은 그 여지를 없애는 대신 평일 오전에 자리를 비울 수 없는 사람에게도 같은 기회를 준다. 숫자로 보면 추첨에는 장점이 하나 더 있다. 신청자를 셀 수 있어서, 주최 측이 밝히기만 하면 경쟁률이 비로소 숫자가 된다.
접수 날 전에 해 둘 것
선착순이라면 준비는 접수 시각 전에 끝나 있어야 한다. 절차는 대회마다 다르니 공지를 먼저 읽는다.
- 접수일부터 찾는다3월에 열린 2025 서울마라톤의 접수는 아홉 달 앞선 2024년 6월에 있었다. 나가려는 대회의 공지에서 접수일과 시각을 확인해 달력에 적는다.
- 가입과 로그인을 미리 끝낸다회원 가입과 본인 확인을 접수 시각에 시작하면 늦다. 전날까지 로그인과 결제 수단을 확인해 둔다.
- 입력할 내용을 적어 둔다주소와 비상 연락처처럼 신청서가 물을 만한 항목을 메모해 두고 옮겨 넣는다.
- 종목과 차선을 정해 둔다풀코스가 안 되면 10km로 갈지, 다른 대회를 찾을지 미리 정한다. 2025 서울마라톤에서는 풀코스가 마감된 뒤에도 10km 접수가 30분 가까이 더 열려 있었다.
접수 화면은 붐의 한 단면이다
빠른 마감은 달리는 사람이 늘었다는 여러 신호 가운데 하나다. 다른 신호는 길 위에서 나왔다. 2024년 10월 서울 서초구는 반포종합운동장에서 5인 이상 단체 달리기를 제한하는 이용 규칙을 시행했다. 여럿이 달리며 생긴 마찰은 러닝크루 논란과 달리기 예절에서 다뤘다.
어느 신호든 읽는 법은 같다. 무엇을 센 숫자인지 먼저 보고, 그 숫자가 닿지 않는 곳을 따로 적어 둔다. 참여율과 대회 수 같은 러닝 붐의 숫자도 집계 기준에 따라 뜻이 달라진다. 서울마라톤이 어떤 대회인지는 따로 살펴볼 만하다.
접수 시각에 화면 앞에 앉는 일은 대회 준비의 첫 구간이 됐다. 16분 안에 들어가는 길은 준비에 있고, 그 16분이 몇 명을 돌려보냈는지는 아직 빈칸이다.
자주 묻는 질문
- 마라톤 대회 접수는 왜 이렇게 빨리 마감되나요?
- 접수 시각에 맞춰 기다리는 사람이 정원보다 많고, 접수를 마친 순서대로 자리를 주기 때문이다. 2025 서울마라톤은 풀코스 2만 명 정원이 16분 만에 찼다. 신청에 실패한 사람이 몇 명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 서울마라톤 접수는 대회 몇 달 전에 열리나요?
- 3월 16일에 열린 2025 대회의 접수는 2024년 6월 18일 오전 10시에 시작됐다. 대회보다 아홉 달쯤 앞선 때다. 접수일은 해마다 다를 수 있으니 공식 공지에서 날짜와 시각을 확인해야 한다.
- 선착순 접수와 추첨 접수는 무엇이 다른가요?
- 선착순은 접수 시각에 얼마나 빨리 신청을 끝내는지가 결과를 가르고, 추첨은 정해진 기간에 신청한 사람 가운데서 뽑는다. 추첨은 그 시각에 화면 앞에 있지 못하는 사람에게도 기회를 주지만, 발표일까지 결과를 모른 채 기다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