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달리기 결심이 금방 끝나는 이유

짧은 답

새해 달리기 결심이 한 달을 못 넘기는 까닭은 대개 의지가 아니라 계획의 모양에 있다. 첫날부터 숨이 넘어가게 뛰고, 매일 나가기로 정하고, 한 해에서 가장 추운 달에 시작하면서 기록까지 매번 좋아지기를 바라면 버티기 어렵다. 말을 이을 수 있는 속도로 일주일에 세 번, 빠진 날은 메우지 않는 계획이 오래 간다.

1월 첫 주의 트랙은 붐빈다

해가 바뀌고 첫 주가 되면 동네 공원 트랙과 강변 산책로가 눈에 띄게 붐빈다. 새 운동화를 신고 접힌 자국이 그대로인 바람막이를 걸친 사람들이 입김을 내며 돈다. 출발은 다들 힘차다. 한 바퀴를 다 돌기 전에 허리를 숙이고 숨을 고르는 사람도 그만큼 많다.

2월로 넘어가면 그 길은 다시 한산해진다. 사라진 사람들이 게을러서가 아니다. 결심은 단단했고 첫 주에는 누구보다 열심이었다. 꺾인 것은 마음보다 계획 쪽이고, 꺾이는 자리는 대개 네 군데로 모인다.

첫날부터 너무 빨리 달린다

새해 첫 달리기는 빨라지기 쉽다. 숨이 턱까지 차야 달린 것 같고, 마음먹은 김에 제대로 하고 싶어서다. 그렇게 몇 분을 달리고 나면 달리기는 괴로운 일이라는 기억만 남는다. 이튿날에는 종아리가 뭉치고, 사흘째에는 나갈 이유보다 안 나갈 이유가 먼저 떠오른다.

달리기에 아직 익지 않은 몸이 탈이 나기 쉽다는 점은 숫자에도 보인다. 여러 연구를 합쳐 본 2015년 분석에서 달리기 1,000시간당 부상은 초보 러너가 17.8건, 동호인 러너가 7.7건이었다. 무엇을 부상으로 셀지가 연구마다 달라 두 숫자를 그대로 견주기는 어렵고, 빠른 출발이 원인이라고 짚어 주는 자료도 아니다. 읽을 수 있는 것은 처음 몇 달의 몸이 생각보다 여리다는 데까지다.

속도의 기준은 간단하다. 달리면서 옆 사람에게 한 문장을 끊지 않고 말할 수 있으면 된다. 그 속도가 빠른 걸음과 별로 다르지 않아 보여도 괜찮다. 이 기준의 근거는 편한 속도가 얼마나 느린 속도인지를 다룬 글에 있다.

매일 뛰겠다는 약속은 하루 만에 깨진다

새해 계획표에는 “매일 30분”이나 “매일 5km” 같은 말이 자주 적힌다. 단호해서 보기에는 좋지만 이런 계획에는 성공과 실패 사이에 아무것도 없다. 회식이 잡히거나 눈이 오거나 몸살이 나서 하루를 빠지면 그날로 계획 전체가 실패한 것이 된다. 1월에 그런 날이 하루도 없기는 어렵고, 한 번 깨진 약속은 다시 붙이기보다 내려놓기가 쉽다.

매일이어야 할 근거도 약하다. 23만 명이 넘는 사람의 자료를 합친 2020년 메타분석에서 달리기는 전체 사망 위험이 27% 낮은 것과 관련이 있었다. 그런데 일주일에 몇 번을 얼마나 오래 달리느냐에 따라 그 차이가 더 벌어지는 뚜렷한 경향은 보이지 않았다. 관찰 연구를 모은 결과라 달리기가 그 차이를 낳았다고 단정할 수 없고, 많이 달려도 괜찮다는 뜻도 아니다. 적어도 일주일에 두세 번이 모자라다고 말하는 자료는 아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일주일에 세 번, 하루씩 걸러 나가는 배치가 무난하다. 달린 다음 날이 저절로 쉬는 날이 되고, 하루를 놓쳐도 그 주가 통째로 무너지지 않는다. 화요일을 놓쳤다면 목요일에 평소대로 나가면 된다. 놓친 몫을 주말에 몰아서 갚으려 들면 달리기가 다시 숙제가 된다. 요일을 어떻게 나눌지는 주 3회 달리기의 요일 배치에 예시가 있다.

1월은 시작하기에 만만한 달이 아니다

달력으로는 새 출발이지만 날씨로 보면 1월은 한 해에서 가장 춥고 해도 짧은 달이다. 퇴근하면 이미 어둡고, 아침에는 이불 밖으로 나오는 것부터가 일이다. 눈이 온 다음 날에는 그늘진 길이 얼어 있다. 달리기가 몸에 붙은 사람도 망설이는 조건을, 막 시작한 사람이 의지 하나로 버텨야 한다.

날씨는 이길 수 없으니 계획 안에 미리 넣어 두는 편이 낫다. 정해 둘 것은 세 가지다.

  • 시간대: 세 번 가운데 하루는 해가 떠 있는 주말 낮으로 잡는다.
  • 옷: 얇은 옷을 겹쳐 입고 손과 귀를 가린다. 문을 나설 때 조금 서늘해야 달리는 동안 덥지 않다.
  • 대신할 일: 길이 얼었거나 바람이 매서운 날에 무엇을 할지 정해 둔다. 실내 운동도, 하루 쉬기도 여기에 든다.

기온에 따라 무엇을 입을지는 추운 날 달리기 옷차림에 표로 정리돼 있다. 대신할 일이 정해져 있으면 나가지 못한 날도 계획이 깨진 날이 아니라 계획대로 한 날이 된다.

기록이 매번 좋아지기를 바란다

요즘은 달리기를 시작하는 날 기록도 함께 시작한다. 거리와 페이스가 숫자로 남아 처음 얼마 동안은 재미가 붙는다. 몸이 달리기에 익어 가는 때라 어제보다 조금씩 나아지기 때문이다. 그러다 숫자가 제자리에 서거나 뒤로 가는 날이 온다.

기록에는 체력만 담기지 않는다. 전날 잠을 얼마나 잤는지, 바람이 어느 쪽에서 불었는지, 옷을 몇 겹 입었는지, 신호등에 몇 번 걸렸는지가 다 섞여 있다. 그런 숫자를 날마다 어제와 견주면 달리기는 매번 치르는 시험이 되고, 점수가 떨어진 다음 날은 나가기가 싫어진다.

그렇다고 숫자를 지울 필요는 없다. 들여다보는 간격을 넓히면 된다. 하루치 페이스 대신 이번 주에 몇 번 나갔는지를 세고, 속도는 한 달에 한 번쯤 같은 길에서 견줘 본다. 첫 달에 지켜볼 숫자는 횟수 하나로 충분하다.

오래 가는 계획은 느슨해 보인다

네 가지를 뒤집으면 오래 가는 계획의 모양이 나온다. 나란히 놓고 보면 이렇다.

한 달을 넘기기 어려운 계획과 오래 가는 계획
항목꺾이기 쉬운 계획오래 가는 계획
속도숨이 찰 때까지 달린다문장으로 말할 수 있는 속도로 달린다
횟수매일 나간다일주일에 세 번, 하루씩 거른다
빠진 날다음 날 두 배로 메운다메우지 않고 다음 날짜에 평소대로 나간다
날씨나쁜 날에는 계획이 멈춘다나쁜 날에 대신할 일을 정해 둔다
기록날마다 어제와 견준다횟수를 세고 속도는 한 달에 한 번 본다

오른쪽 칸은 왼쪽보다 덜 대단해 보인다. 새해 첫날 다이어리에 적기에는 심심하다. 그래도 지키기 쉬워야 다음 주가 있다. 쉬지 않고 달리기가 벅차면 걷기를 섞어도 된다. 요일과 시간을 정하는 일부터 걷기를 섞는 방법까지는 달리기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을 위한 안내에 차례대로 있다.

결심을 1월 1일에 걸지 않는다

이 이야기를 연말에 꺼내는 데는 이유가 있다. 새해 결심이 무거운 까닭 가운데 하나가 날짜다. 1월 1일에 시작한 일은 1월 어느 날 한 번 멈추면 그해의 결심이 통째로 끝난 것처럼 느껴진다. 시작을 달력의 첫 칸에 묶어 두었기 때문이다.

올해는 아직 두 주가 남았다. 그 사이에 두세 번, 15분씩만 걷다 뛰다 해 보면 많은 것이 미리 정해진다. 어느 길이 저녁에도 밝은지, 어떤 옷이면 춥지 않은지, 말을 이을 수 있는 속도가 얼마나 느린지를 알게 된다. 그렇게 맞는 1월 첫 주는 첫 주가 아니라 셋째 주다. 첫날의 비장함은 없어도 그만큼 덜 꺾인다.

2월의 트랙에 남는 사람은 1월에 가장 빨리 달린 사람보다, 무리하지 않는 속도로 나와서 빠진 날을 대수롭지 않게 넘긴 사람이기 쉽다. 새해 계획을 세울 때 물어볼 것은 하나다. 2월의 내가 이 계획을 지키고 있을까?

자주 묻는 질문

새해에 시작한 달리기는 왜 작심삼일로 끝날까요?
의지보다 계획 때문인 경우가 많다. 첫날부터 숨이 찰 만큼 빠르게 달리고 매일 나가기로 정하면, 몸이 지치는 날과 계획이 깨지는 날이 첫 주 안에 함께 온다. 속도를 늦추고 횟수를 일주일에 세 번으로 줄이면 이어 가기가 한결 쉽다.
달리기는 매일 해야 효과가 있나요?
매일이어야 한다고 볼 근거는 뚜렷하지 않다. 처음에는 일주일에 세 번, 하루씩 걸러 달리는 배치가 무난하다. 달린 다음 날이 저절로 쉬는 날이 되고, 그 쉬는 날도 계획에 들어 있는 날로 본다.
하루 빠지면 다음 날 더 많이 달려야 하나요?
메우지 않는 편이 낫다. 빠진 몫을 몰아서 달리면 그날이 버거워지고 다음에 나가기가 더 싫어진다. 놓친 날은 그대로 두고, 정해 둔 다음 날짜에 평소 하던 만큼만 달리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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