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박수 없이 운동 강도 재는 법

짧은 답

심박계가 없어도 달리기 강도는 가늠할 수 있다. 달리면서 문장을 끊지 않고 말할 수 있으면 편한 강도이고, 말이 토막 나기 시작하면 그 선을 넘은 것이다. 이 기준은 실험실에서 잰 환기 역치와 거의 같은 지점을 가리켰다. 짧고 센 인터벌처럼 강도가 빠르게 바뀌는 훈련에서는 잘 맞지 않는다.

심박수가 없으면 강도를 모른다는 말

달리기를 몇 달 하다 보면 강도 이야기가 어느새 심박수 이야기로 바뀐다. 구간을 나눠 달리라는 조언이 따라오고, 손목에 시계가 없으면 훈련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말까지 듣게 된다. 휴대폰만 들고 달리는 사람은 중요한 것을 빠뜨린 채 뛰는 기분이 들기 쉽다.

이 말은 절반만 맞다. 심박수는 몸이 얼마나 힘들게 일하는지를 들여다보는 창 가운데 하나이고, 숨과 말과 다리의 느낌도 같은 것을 알려 준다. 따져 볼 것은 두 가지다. 숫자 없는 신호를 어디까지 믿어도 되는지, 그리고 손목의 숫자는 얼마나 믿을 만한지다.

대화 테스트는 실험실 측정과 겹쳤다

가장 널리 쓰이는 기준은 대화 테스트(talk test)다. 달리면서 말을 해 보고 문장이 편하게 이어지는지를 본다. 2004년의 대화 테스트 실험은 16명을 러닝머신과 자전거에 올려 강도를 단계별로 높이면서 말을 하게 했다. 말하기가 처음 불편해지는 순간의 강도는 환기 역치와 거의 같았고, 말이 편하지 않을 때는 이미 역치를 넘어 있었다.

환기 역치는 운동이 세질 때 숨이 눈에 띄게 가빠지기 시작하는 지점이다. 편한 강도와 힘이 드는 강도를 가르는 선으로 쓰인다. 심박 구간을 나누는 사람이 찾으려는 것도 이 선이다.

2014년에 나온 리뷰 논문은 여러 실험을 모아 같은 결론을 냈다. 편하게 대화할 수 있으면 환기 역치나 젖산 역치 아래일 가능성이 높고, 대화가 어려워지면 넘었을 가능성이 높다. 걷기와 조깅과 자전거에서 결과가 한결같았다. 고강도 인터벌에는 이 방법이 실용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단서도 붙였다.

이 기준이 맞는 날과 맞지 않는 날

근거의 크기는 알고 써야 한다. 앞의 실험은 건강한 지원자 16명을 본 작은 연구이고, 리뷰의 결론도 “가능성이 높다”는 데서 멈춘다. 말로 알 수 있는 것은 역치 아래인지 위인지 하나뿐이고, 위라면 얼마나 위인지는 알려 주지 않는다.

평소의 달리기에는 그것으로 충분하다. 편하게 달리기로 한 날에 내려야 할 판단은 지금 너무 빠른가뿐이다. 편한 날의 속도를 얼마나 늦출지는 따로 다뤘다.

맞지 않는 날은 인터벌을 하는 날이다. 세게 뛰는 구간이 짧으면 말을 해 볼 틈이 없고, 숨은 다리보다 늦게 차오른다. 이런 날에는 거리와 시간을 미리 정해 두고, 마지막 반복까지 같은 속도를 지킬 수 있는지로 세기를 가늠하는 편이 낫다.

자각 강도는 말로 네 단계만 나눠도 쓸 수 있다

역치 위쪽을 나눠 주는 것은 지금 얼마나 힘든지를 스스로 매기는 자각 강도(RPE)다. 숫자로 된 척도도 있지만, 숨과 말을 기준으로 네 단계만 나눠도 달리는 중에는 모자람이 없다.

숨과 말로 나누는 네 단계의 강도
단계숨말어울리는 달리기
편함고르고 깊다문장을 끊지 않고 이어 간다평소의 달리기, 길게 달리는 날
조금 힘듦숨소리가 들린다한 문장은 되지만 사이마다 숨을 쉰다조금 빠르게 달리는 날
힘듦가쁘다서너 낱말씩 끊어진다템포 달리기, 긴 인터벌
아주 힘듦헐떡인다한두 낱말도 버겁다짧은 인터벌, 마지막 스퍼트

이 표는 연구가 정한 구간이 아니라 달리면서 쓰기 쉽게 나눈 어림이다. 실험이 받쳐 주는 곳은 편함과 조금 힘듦 사이의 경계 하나다. 나머지 경계는 사람마다 다르고, 같은 사람도 날마다 조금씩 달라진다.

자각 강도는 주변에 흔들린다. 음악이 빠르거나 대회 분위기에 들뜨면 힘든 줄 모르고 빨라지기 쉽다. 대신 더운 날이나 잠이 모자란 날에 몸이 받는 부담은 그 느낌에 이미 들어 있다.

손목의 심박수도 어림값이다

통념의 나머지 절반은 심박수가 숫자이니 객관적이라는 믿음이다. 손목 시계는 대개 피부에 빛을 비춰 피의 흐름을 읽는다. 손목은 달리는 내내 흔들리는 자리여서 밴드가 헐겁거나, 추위에 손이 차거나, 팔을 크게 흔들면 값이 튀거나 한 박자 늦게 따라올 수 있다. 얼마나 어긋나는지는 기기와 사람에 따라 다르다.

구간을 나누는 기준도 어림이다. 심박 구간은 흔히 최대 심박수의 몇 퍼센트로 정하는데, 그 최댓값은 대부분 직접 재지 않고 나이로 어림한다. 지구력 선수들의 훈련을 정리한 2010년의 종합 논문도 저강도의 위쪽 끝을 혈중 젖산 농도로 적었다. 엘리트 선수를 관찰한 연구를 묶은 글이라 동호인에게 그대로 옮길 수는 없다. 경계는 젖산과 호흡으로 정하고, 심박수는 그 자리를 짐작하는 데 쓴다는 점만 읽으면 된다.

심박수는 강도 말고 다른 것에도 반응한다. 더운 날, 커피를 마신 날, 잠이 모자란 날에는 같은 속도에서도 높게 나오곤 한다. 시계가 쓸모없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심박수와 느낌은 서로를 확인해 주는 두 개의 창이고, 워치가 더해 주는 것과 휴대폰만으로 되는 것을 갈라 보면 심박수가 필요해지는 때가 보인다.

휴대폰만 들고 달리는 날의 순서

  1. 처음 십 분은 말이 되는 세기로 연다출발하자마자 몸이 가벼우면 빨라지기 쉽다. 문장 하나를 소리 내어 말해 보고, 중간에 숨을 쉬어야 하면 속도를 늦춘다.
  2. 표지를 정해 두고 다시 확인한다다리나 신호등처럼 되풀이해서 나오는 지점을 표지로 삼고, 그때마다 한 문장을 말해 본다.
  3. 끝나고 느낌을 한 낱말로 적는다기록의 메모 칸에 편함, 조금 힘듦, 힘듦 가운데 하나를 남긴다. 몇 주 뒤 같은 페이스 옆의 낱말이 바뀌어 있으면 체력이 달라졌다는 신호로 읽을 수 있다.

이 순서에는 화면을 볼 일이 없다. 휴대폰은 허리나 주머니처럼 흔들리지 않는 자리에 넣어 두면 되고, 거리와 페이스는 휴대폰이 위치를 받아 기록하는 방식 그대로 남는다. 구간 기록을 소리로 들을 수 있다면 음성 안내를 듣고 페이스를 조절하는 법과 묶어 쓰기 좋다.

숫자 없이 달리는 날이 남기는 것

숫자를 보며 달리면 몸의 신호를 숫자에 맞춰 풀이하게 된다. 화면이 편한 구간이라고 하면 힘들어도 괜찮다고 여기고, 높게 나오면 멀쩡한데도 속도를 줄인다. 화면을 보지 않는 날은 이 순서를 뒤집는다. 느낌을 먼저 정하고, 집에 와서 기록과 맞춰 본다.

그렇게 맞춰 본 날이 쌓이면 편한 날의 페이스가 대략 어디쯤인지 몸이 먼저 안다. 대회 날 시계가 꺼지거나 건물 사이에서 페이스 표시가 튀어도 남는 것은 이 감각이다.

심박수가 없으면 강도를 모른다는 통념은 편하게 달리는 날에는 맞지 않는다. 그날 필요한 선은 소리 내어 말해 보면 찾을 수 있다. 통념이 맞아 들어가는 때는 역치 위의 강도를 잘게 나눠 훈련하기 시작할 때이고, 그때도 손목의 숫자는 느낌과 나란히 놓고 읽어야 한다.

자주 묻는 질문

심박수를 모르면 편한 강도로 달리고 있는지 알 수 없나요?
알 수 있다. 달리면서 한 문장을 끊지 않고 말할 수 있으면 편한 강도로 보면 된다. 말하는 사이에 숨을 쉬어야 하면 이미 그 선을 넘은 것이다.
혼자 달릴 때는 대화 테스트를 어떻게 하나요?
소리를 내어 한 문장을 말해 본다. 중간에 숨을 쉬지 않아도 되면 편한 강도다. 속으로 해 보는 것으로는 알기 어렵고, 소리를 내야 숨이 모자란지가 드러난다.
손목 시계의 심박수는 믿어도 되나요?
흐름을 보는 데는 쓸 만하지만 한 순간의 값을 그대로 믿기는 어렵다. 손목에서 빛으로 재는 방식은 밴드가 헐겁거나 손이 찰 때, 팔을 크게 흔들 때 값이 튈 수 있다. 느낌과 크게 어긋나면 숨과 말부터 확인하는 편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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