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사계절을 달리는 법
짧은 답
한국에서 일 년 내내 달리려면 계절이 바뀔 때마다 세 가지를 다시 맞추면 된다. 달리는 시간대와 옷, 강도다. 봄에는 공기, 여름에는 더위와 비, 가을에는 앞서가는 욕심, 겨울에는 추위와 어둠이 그 선택을 정한다. 일주일에 달리는 횟수와 편하게 말할 수 있는 숨이라는 기준은 계절과 상관없이 그대로 둔다.
계절이 바꾸는 것은 세 가지다
한국은 계절의 폭이 큰 나라다. 같은 코스를 같은 시각에 달려도 한여름과 한겨울은 전혀 다른 운동이 된다. 일 년을 한 가지 방식으로 달리려 하면 여름에는 지치고 겨울에는 멈추게 된다.
바꿀 것은 많지 않다. 언제 나가는지, 무엇을 입는지, 얼마나 세게 달리는지 세 가지다. 계절마다 이 셋을 흔드는 변수가 다를 뿐이다.
| 계절 | 가장 큰 변수 | 시간대 | 옷 | 강도 |
|---|---|---|---|---|
| 봄 | 황사와 미세먼지, 일교차 | 예보 등급이 좋은 날 | 벗어서 묶을 수 있는 겉옷 | 공기가 나쁜 날은 실내나 휴식 |
| 여름 | 더위와 습도, 장마 | 이른 아침이나 해가 진 뒤 | 얇고 빨리 마르는 옷과 모자 | 페이스를 낮추고 숨에 맞춘다 |
| 가을 | 대회와 앞서가는 욕심 | 제약이 가장 적다 | 아침저녁용 얇은 긴소매 | 올리되 조금씩 올린다 |
| 겨울 | 추위, 빙판, 짧은 해 | 해가 있는 낮 | 얇은 옷 여러 겹과 장갑 | 천천히 시작한다 |
봄에는 기온보다 공기를 먼저 본다
봄은 기온만 보면 달리기에 가장 편한 계절이다. 변수는 공기다. 황사가 넘어오고 미세먼지가 짙은 날이 잦아서, 날이 풀렸다고 무작정 나가기가 어렵다.
운동 중 대기오염 노출을 다룬 2014년 리뷰는 걷기나 자전거, 달리기 같은 야외 운동이 도시의 대기오염 노출을 늘릴 수 있다고 정리했다. 규칙적인 운동이 대기오염 때문에 나빠질 수 있는 건강 지표를 개선하는 데 중요한 몫을 한다는 점도 함께 적었다. 다만 어느 농도부터 쉬어야 하는지는 이 리뷰의 요약에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봄의 판단은 날마다 한다. 나가기 전에 미세먼지 예보 등급을 확인하고, 나쁜 날에는 실내 달리기로 옮기거나 쉬는 날과 맞바꾼다. 등급을 어떻게 읽고 어디서 선을 그을지는 미세먼지 심한 날 뛸지 말지 정하는 기준에서 따로 다룬다.
옷은 일교차에 맞춘다. 아침저녁은 쌀쌀하고 낮은 따뜻해서, 달리다가 벗어 허리에 묶을 얇은 겉옷이 쓸모 있다.
여름에는 페이스를 내려놓는다
더위가 달리기를 느리게 만든다는 것은 숫자로 확인된다. 미국과 캐나다의 마라톤 일곱 개 대회 결과를 모은 2007년 분석에서, 기온과 습도, 햇볕, 바람을 합친 지수인 습구흑구온도(WBGT)가 5도에서 25도로 오르는 동안 기록은 꾸준히 느려졌다. 남자 상위 세 명의 기록은 가장 서늘한 구간에서 코스 기록보다 평균 1.7% 늦었고, 가장 더운 구간에서는 4.5% 늦었다. 느린 러너일수록 더 크게 느려졌다. 대회 결과를 모아 본 관찰 자료이고, 이 지수가 일기예보의 기온과 같은 값은 아니라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여름에 평소 페이스가 나오지 않는 것은 체력이 떨어져서가 아니라 날씨가 바뀌어서다. 이 계절에는 화면의 숫자 대신 숨을 기준으로 삼고, 달리는 시각을 이른 아침이나 해가 진 뒤로 옮긴다. 기온과 습도에 따라 강도를 얼마나 낮출지, 어떤 신호가 오면 멈춰야 하는지는 여름 더위 속 달리기 기준에 정리한다.
여름 초입에는 장마가 온다. 비가 온다고 달리기를 모두 접을 필요는 없지만, 비의 세기와 번개, 불어난 하천길은 따로 따져 봐야 한다. 달려도 되는 비와 쉬어야 하는 비는 장마철 비 오는 날의 달리기에서 가른다.
가을에는 달리기 좋아서 생기는 문제가 있다
선선해지면 같은 숨으로 달려도 페이스가 빨라진다. 여름에 느려졌던 것이 날씨 탓이었다는 사실을 이때 확인하게 된다. 큰 대회가 봄과 가을에 몰려 있는 것도 기록을 내기 좋은 날씨와 무관하지 않다.
문제는 욕심이다. 몸이 가볍고 대회 날짜가 다가오면 거리와 속도를 한꺼번에 올리고 싶어진다. 초보 러너 874명을 1년 동안 추적한 2014년 연구에서는 주간 거리를 30% 넘게 늘린 사람들에게서 달린 거리와 관련된 부상이 10% 미만으로 늘린 사람들보다 많은 경향이 보였다. 통계적으로 확실한 차이는 아니었고 연구진도 탐색적인 결과라고 밝혔지만, 한 번에 크게 올리지 않는 편이 무난하다는 참고는 된다.
가을 대회를 목표로 한다면 달력을 거꾸로 봐야 한다. 가을 대회의 훈련은 대부분 한여름에 하게 된다. 해가 빠르게 짧아지는 계절이기도 해서, 저녁에 달리는 사람은 밝은 옷과 작은 조명을 이때부터 챙겨 둔다.
겨울에는 추위보다 어둠과 바닥을 살핀다
겨울 달리기를 막는 것은 대개 추위 자체가 아니다. 달리기 시작하면 몸은 금세 데워진다. 옷은 두꺼운 한 벌 대신 얇은 옷을 겹쳐 입고, 집을 나설 때 조금 서늘한 정도로 맞춘다. 기온대별로 무엇을 겹칠지는 추운 날 달리기 옷차림에 나눠 적어 두었다.
더 신경 쓸 것은 어둠과 바닥이다. 해가 짧아 출근 전과 퇴근 뒤가 모두 어둡고, 그늘진 구간에는 녹았다 언 얼음이 남는다. 평일에 밝은 시간을 내기 어렵다면 주말 낮에 길게 달리고 평일은 짧게 달리는 식으로 일주일을 다시 짠다. 빙판과 조명에 대한 대비는 한겨울 달리기의 빙판과 어둠에서 다룬다.
계절이 바뀌어도 그대로 두는 것
시간대와 옷과 강도는 계절을 따라 움직인다. 움직이지 않는 것은 두 가지다.
- 강도의 기준은 숨이다. 토크 테스트(talk test)를 검토한 2014년 리뷰는 편하게 대화할 수 있는 강도라면 환기 역치나 젖산 역치라고 부르는 문턱보다 아래일 가능성이 높다고 정리했다. 여름에는 그 숨에 해당하는 페이스가 느려지고 가을에는 빨라질 뿐, 기준은 같다. 짧고 강한 인터벌에는 잘 맞지 않을 수 있다.
- 일주일에 달리는 횟수와 쉬는 날은 그대로 둔다. 날씨 때문에 못 나간 날을 쉬는 날로 돌리고 원래 쉬려던 날에 달리면 횟수는 지켜진다.
계절이 바뀌는 주에 점검할 네 가지
- 시간대부터 옮긴다더워지면 아침이나 밤으로, 추워지면 낮으로 옮긴다. 요일은 그대로 두고 시각만 바꾸면 습관이 덜 흔들린다.
- 옷은 한 겹씩 바꾼다한 겹을 더하거나 빼고 한 번 달려 본 뒤 다음 한 겹을 정한다.
- 강도를 숨으로 다시 맞춘다지난 계절의 페이스를 그대로 가져오지 않는다. 첫 한두 주는 말할 수 있는 숨으로 달리면서 이 계절의 편한 페이스를 다시 찾는다.
- 못 나가는 날의 대안을 정해 둔다미세먼지가 나쁜 날, 폭우가 쏟아지는 날, 길이 언 날에 무엇을 할지 미리 정한다. 대안이 있으면 하루를 놓쳐도 일주일은 남는다.
사계절을 달린다는 것은 일 년 내내 같은 기록을 낸다는 뜻이 아니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세 가지를 조금씩 옮기면서 달리기를 끊지 않는 일에 가깝다.
자주 묻는 질문
- 한국에서 달리기 가장 좋은 계절은 언제인가요?
- 기온만 보면 봄과 가을이다. 봄은 황사와 미세먼지 때문에 나가기 전에 공기를 확인해야 하고, 가을은 해가 빠르게 짧아진다. 어느 계절이든 시간대와 옷, 강도를 맞추면 달릴 수 있다.
- 여름에 페이스가 느려지는데 체력이 떨어진 건가요?
- 대개는 더위와 습도 때문이다. 기온이 오르면 같은 힘으로 달려도 속도가 떨어진다. 여름에는 페이스 대신 숨을 기준으로 삼고, 기록은 선선해진 뒤에 다시 비교하는 편이 정확하다.
- 겨울에는 달리기를 쉬는 게 낫나요?
- 추위만으로 쉬어야 할 이유는 없다. 얇은 옷을 겹쳐 입고, 해가 있는 시간으로 옮기고, 얼어 있는 길을 피하면 겨울에도 달릴 수 있다. 길이 얼어붙은 날에는 실내 운동으로 바꾸거나 하루 쉬어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