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너에게 필요한 근력 운동과 요일 배치

짧은 답

러너의 근력 운동은 일주일에 한두 번, 한 번에 20분 안팎이면 시작하기에 충분합니다. 스쿼트와 런지, 엉덩이 들기, 종아리 들기, 플랭크처럼 집에서 맨몸으로 할 수 있는 동작을 고르고, 긴 달리기 전날만 피해서 달리는 날 사이에 넣습니다. 근력 훈련을 병행한 러너의 달리기 효율이 좋아졌다는 연구가 있지만, 부상을 막아 준다고 약속할 수 있는 근거는 아닙니다.

달리기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것

달리기는 한 발씩 번갈아 앞으로 내딛는 동작을 수없이 되풀이하는 운동입니다. 같은 근육을 같은 범위에서 쓰기 때문에 심폐 지구력은 꾸준히 늘어도, 힘을 키우는 자극으로는 약한 편입니다. 옆으로 움직이는 동작, 상체를 세워 버티는 힘, 한 발로 균형을 잡는 힘도 달리는 것만으로는 충분히 쓰이지 않습니다.

공공 지침도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따로 셉니다. 보건복지부가 2023년에 개정한 한국인을 위한 신체활동 지침서는 성인에게 유산소 활동 시간과는 별개로 근력 운동을 일주일에 2일 이상 하도록 권고하고,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이 이 내용을 싣고 있습니다. 일주일에 서너 번 달리는 사람도 근력 운동 칸은 비어 있을 수 있습니다.

연구가 확인한 것과 확인하지 못한 것

근력 훈련이 러너에게 주는 이득으로 가장 자주 확인된 것은 러닝 경제성(running economy)입니다. 같은 속도로 달릴 때 에너지를 얼마나 적게 쓰는지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2016년에 나온 메타분석은 통제 시험 5편, 러너 93명의 자료를 합쳐, 근력 프로그램을 일주일에 2~3회씩 8~12주 동안 병행한 쪽의 러닝 경제성이 뚜렷하게 좋아졌다고 보고했습니다.

연구 24편을 검토한 2018년의 체계적 문헌고찰도 방향이 같습니다. 근력 훈련을 병행한 중장거리 러너의 러닝 경제성은 대조군보다 대체로 2~8% 나아졌고, 1.5~10km 기록이 좋아지는 경향도 있었습니다. 최대산소섭취량과 체성분은 대체로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읽을 때 조심할 점이 있습니다. 메타분석의 대상은 기량이 높은 중장거리 선수였고, 문헌고찰도 달리기 경력이 6개월을 넘는 러너를 다뤘습니다. 문헌고찰의 저자들은 연구마다 결론이 한결같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프로그램 역시 무게를 드는 저항 운동과 점프 동작으로 짠 것이어서, 달리기를 막 시작한 사람이 집에서 맨몸으로 하는 운동에 같은 크기의 효과를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

부상에 관해서도 선을 그어 둡니다. 두 연구가 잰 것은 달리기 효율과 기록이지 부상 발생이 아닙니다. 근력 운동을 하면 다치지 않는다고 말할 근거는 여기에 없습니다.

집에서 할 수 있는 여섯 가지 동작

기구 없이 매트 한 장 넓이에서 할 수 있는 동작입니다. 달릴 때 체중을 받는 엉덩이와 허벅지, 종아리, 그리고 상체를 받치는 몸통을 고루 쓰도록 골랐습니다.

집에서 하는 러너용 근력 동작 여섯 가지
동작주로 쓰는 곳처음 시작할 때익숙해지면
스쿼트엉덩이, 허벅지 앞10회 2세트내려간 자세에서 3초 버티기
뒤로 딛는 런지엉덩이, 허벅지한쪽 8회 2세트양손에 물병 들기
엉덩이 들기엉덩이, 허벅지 뒤12회 2세트한 발로 하기
한 발 데드리프트허벅지 뒤, 균형한쪽 6회 2세트물병을 들고 하기
종아리 들기종아리, 발목15회 2세트계단 끝에서 한 발로 하기
플랭크배와 허리 둘레20초 3회옆으로 버티는 사이드 플랭크 더하기

횟수보다 자세가 먼저입니다. 스쿼트와 런지는 무릎이 발끝과 같은 방향을 보게 하고, 한 발 데드리프트는 벽에 손끝을 대고 시작하면 균형을 잡기 쉽습니다. 마지막 두세 번이 조금 힘들어도 자세는 무너지지 않는 정도가 알맞은 양입니다.

20분으로 묶는 순서

  1. 몸 풀기 3분제자리 걷기와 가벼운 무릎 들기로 몸을 데웁니다. 달린 직후에 한다면 건너뛰어도 됩니다.
  2. 다리 동작 네 가지 12분스쿼트, 런지, 엉덩이 들기, 한 발 데드리프트를 차례로 한 세트씩 하고 한 바퀴를 더 돕니다. 동작 사이에는 숨이 가라앉을 만큼만 쉽니다.
  3. 종아리와 몸통 5분종아리 들기 두 세트와 플랭크를 이어서 하고 마칩니다.

처음 2주는 한 세트씩만 해도 됩니다. 다음 날 계단을 내려가기 불편할 만큼 뻐근했다면 양이 많았던 것이니, 다음번에는 줄였다가 다시 올립니다.

달리는 날 사이에 넣는 법

원칙은 두 가지입니다. 긴 달리기 전날에는 근력 운동을 넣지 않고, 근력 운동을 한 다음 날의 달리기는 편한 강도로 잡습니다. 일주일에 세 번 달리는 사람이라면 아래처럼 놓을 수 있습니다.

주 3회 달리는 사람의 일주일 배치 예
요일달리기근력 운동
월쉼쉼
화편하게 30분쉼
수쉼20분
목편하게 30~40분쉼
금쉼쉼
토긴 달리기쉼
일쉼 또는 산책20분

목요일은 근력 운동 다음 날이어서 편한 달리기로 두었습니다. 편한 강도가 어느 정도인지는 존2 러닝이 가리키는 강도를 보면 가늠할 수 있습니다. 금요일을 비운 것은 토요일의 길게 천천히 달리는 날을 가벼운 다리로 맞기 위해서입니다. 처음 한 달은 수요일 하루만 하고, 몸이 익숙해지면 일요일을 더합니다.

일주일에 네 번 넘게 달려서 비는 날이 적다면 달린 날 저녁에 근력 운동을 붙이는 방법도 있습니다. 힘든 일을 하루에 모으면 쉬는 날이 온전히 남습니다. 이때는 달리기를 먼저 하고 근력 운동을 뒤에 둡니다. 인터벌 훈련처럼 빠르게 달리는 날의 전날은 피하는 편이 좋습니다.

오르막도 근력 자극이 됩니다

실내 운동이 손에 잡히지 않는 주에는 달리는 길에 오르막을 넣어 봅니다. 경사를 오를 때는 평지에서보다 엉덩이와 종아리로 몸을 더 힘주어 밀어 올려야 합니다. 오르는 법과 내려오는 법은 언덕 달리기와 남산 순환로에서 따로 다룹니다. 다만 오르막이 한 발 균형과 몸통 운동까지 대신해 주지는 않으니, 플랭크와 한 발 동작은 남겨 두기를 권합니다.

무게는 이럴 때 더합니다

표의 횟수를 두 세트씩 무리 없이 마치게 되면 다음 단계로 넘어갑니다. 순서는 느리게 하기, 한 발로 하기, 무게 들기입니다. 처음 무게는 물을 채운 페트병이나 책을 넣은 배낭으로 충분합니다. 한 번에 하나만 바꾸고, 바꾼 주에는 달리기 양을 함께 늘리지 않습니다.

연구에 쓰인 프로그램처럼 무거운 기구나 점프 동작까지 해 보고 싶다면, 자세를 봐 줄 사람이 있는 곳에서 배우는 편이 안전합니다.

달라진 것은 기록으로 확인합니다

근력 운동을 시작하고 무엇이 달라졌는지는 몸의 느낌만으로 알기 어렵습니다. 늘 달리는 코스를 하나 정해 두고, 같은 정도로 편하게 달렸을 때의 페이스를 한 달 간격으로 견주어 봅니다. 평균 페이스와 구간 기록을 읽는 법은 러닝 페이스 숫자를 읽는 법에 정리되어 있습니다.

숫자가 곧바로 움직이지 않아도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앞의 메타분석이 다룬 프로그램도 8주에서 12주짜리였습니다. 일주일에 한두 번, 20분씩 두세 달을 이어 간 뒤에 판단해도 늦지 않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러너는 근력 운동을 일주일에 몇 번 해야 하나요?
처음에는 일주일에 한 번, 20분 안팎으로 시작하고 몸이 익숙해지면 두 번으로 늘리기를 권합니다. 한국인을 위한 신체활동 지침서도 성인에게 유산소 활동과 별도로 근력 운동을 일주일에 2일 이상 하도록 권고합니다.
달리기 전과 후 중에 언제 근력 운동을 하는 게 좋나요?
같은 날에 한다면 달리기를 먼저 하고 근력 운동을 뒤에 붙이는 쪽을 권합니다. 달리기가 주된 운동이라면 다리에 힘이 남아 있을 때 달리는 편이 낫기 때문입니다. 달리지 않는 날에 따로 해도 되고, 그때는 긴 달리기 전날만 피합니다.
헬스장에 가지 않고 집에서 맨몸 운동만 해도 되나요?
시작하기에는 충분합니다. 다만 근력 훈련의 효과를 확인한 연구들은 무게를 드는 저항 운동과 점프 동작이 들어간 프로그램을 썼으므로, 맨몸 운동이 같은 크기의 효과를 낸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맨몸 동작이 쉬워지면 한 발 동작과 무게를 차례로 더합니다.
근력 운동을 하면 다리가 무거워져서 달리기에 방해가 되지 않나요?
운동한 다음 날 다리가 뻐근한 것은 흔한 일이고 대개 며칠 안에 가라앉습니다. 그래서 근력 운동 다음 날의 달리기는 편한 강도로 잡고, 긴 달리기나 대회 전날에는 넣지 않습니다. 처음 2주는 횟수를 적게 잡으면 뻐근함이 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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